일본 기후현 북부에 위치한 다카야마는 '히다 다카야마'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소도시로, 전통 일본 건축과 조용한 자연,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여행지입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와는 달리 소박하고 정감 어린 일상을 간직하고 있어, 일본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카야마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 세 곳전통거리, 자연 산책길, 로컬 시장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각 명소마다 특유의 정취와 스토리가 담겨 있어, 일본 여행의 깊이를 더해줄 것입니다.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산마치스지 거리
다카야마의 중심부에 위치한 산마치스지 거리(三町筋)는 다카야마를 대표하는 전통 거리이자,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이 거리는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목재로 지어진 상점과 주택들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산책하듯 이 길을 걷다 보면 마치 몇 세기 전 일본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며, 복잡한 현대 도시와는 전혀 다른 정적과 고요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거리 양옆으로는 지역 장인이 만든 전통 공예품, 일본 칠기와 도자기, 히다 지역 특유의 목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즐비합니다. 그 중 일부는 실제 장인의 작업 과정을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단순한 쇼핑을 넘어서 일본 전통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다카야마의 명물인 히다 규(飛騨牛)를 활용한 스낵, 스시, 버거 등을 파는 소규모 식당들도 많아 ‘먹거리 여행’에도 제격입니다.
산마치스지는 낮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는 조용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로 바뀝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전통 가옥의 풍경은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고, 여유롭게 둘러보기에도 좋습니다. 거리 전체가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현대적인 간판이나 건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또한 큰 매력입니다. 일본 전통의 진수를 보고 느끼고 싶다면, 산마치스지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명소입니다.
다카야마의 사계절을 담은 히가시야마 산책길
산마치스지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다카야마의 매력인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히가시야마 산책길(東山遊歩道)은 다카야마 성터를 중심으로 16개의 사찰과 고적지를 연결한 약 3.5km의 산책 코스로,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마치 산속에 들어온 듯한 고요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 길은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힐링 코스이며, 사계절 내내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핑크빛 꽃터널을 이루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제공합니다.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산책로를 수놓으며, 겨울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 순백의 세계로 변모합니다. 특히 조용한 아침 시간에 이 길을 걷다 보면, 발 아래 나뭇잎을 밟는 소리조차 정겹고, 절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도보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곳곳에 벤치나 전망대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습니다.
히가시야마 산책길 주변에는 고대의 사찰과 불당이 많아, 일본 불교문화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도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이들 사찰 중 일부는 내부 관람도 가능하며, 다카야마의 역사와 종교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도심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이 고요한 자연은, 다카야마의 정적인 매력을 대표하는 장소로 손색이 없습니다.
로컬 정취 가득한 미야가와 아침시장
다카야마의 미야가와 아침시장(宮川朝市)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열리는 로컬 마켓으로, 다카야마 시민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시내 중심을 가로지르는 미야가와 강을 따라 약 500m 정도 이어지는 이 시장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전통 아침시장 중 하나입니다. 이곳을 걷다 보면 다카야마 사람들의 정서와 생활 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계절별 특산품이 가득하며, 히다된장, 일본식 피클, 수제 잼, 일본차, 민속공예품 등 선물용으로도 훌륭한 상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의 특산물인 히다 규를 사용한 미니 햄버거나 꼬치구이, 말차 드링크, 찹쌀떡 같은 간식들도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나 간식을 즐기며 강가를 걷는 것만으로도 다카야마의 아침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입니다. 상인 대부분이 다카야마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로, 손님에게 친절히 설명을 해주며 간단한 일본어만으로도 따뜻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간혹 한국어나 영어로 인사를 건네는 상인도 있어 외국인 여행자도 큰 불편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미야가와 아침시장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서, 여행의 진정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감성적인 장소입니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정겨운 시장 분위기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다카야마는 일본 소도시만이 지닌 조용한 매력과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행지입니다. 에도시대 전통 건축을 걷는 산마치스지, 사계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히가시야마 산책길, 그리고 정겨운 미야가와 아침시장은 다카야마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핵심 명소입니다. 일본의 진짜 모습을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지금 바로 다카야마로 향하는 여정을 계획해보세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이 조용한 소도시에 기다리고 있습니다.